한중일 크루즈, 떠나기 전 알아둬야 할 10가지 팁

항해와 유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크루즈 여행~! 먼 거리를 단시간에 연결하는 비행기와는 달리 운항시간이 긴 배에서는 몇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이 있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의 레전드호, 한중일 크루즈에 탑승 전 알아둬야 할 10가지 팁을 완벽 정리해봤다.


 1.   음식 걱정? 필요 없다.

배에서 음식을 제공하긴 한다는데, 비행기 기내식처럼 도시락으로 나오는 건 아닐까? 과연 입에는 맞을까? 기본적인 식사만 제공하고 대부분 사 먹어야 하는건 아닐까? 걱정된다. 배에서의 식사, 과연 어떻게 나올까?

7박 8일간 크루즈에서 맛본 음식. 내 생에 이렇게 푸짐하게 매일매일을 먹고 마신 적이 있었나 싶다. 다녀와서는 체중계에 올라가 보기가 두려웠을 정도니 가히 짐작이 가시리라~

크루즈에는 끼니마다 뷔페식과 정찬을 제공하는 두 개의 레스토랑과 스낵바가 있다. (참고: 한중일 크루즈에서 이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스낵바) 이곳에서 제공되는 모든 식음료는 크루즈 비용에 포함되어 있다. 선내에선 따로 음식값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단, Fresh 주스, 탄산음료, 주류, 에스프레소 커피 등은 유료. 별도의 비용이 드는 품목은 메뉴에 표시되어 있다.

음식의 퀄리티와 서비스는 정찬식당인 로미오와 줄리엣 레스토랑이 좋다. 그린데이네 가족은 매일 저녁과 기항 일정이 없는 점심은 항상 정찬식당을 이용했단. 특히 점심시간에 정찬식당에서 운영되는 샐러드 바에서는 원하는 재료를 고르면 요리사가 직접 눈 앞에서 샐러드를 만들어줘 신선하고 입맛에 맞는 고급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2.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는 필수, 준비 안 하면 창피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정찬식당의 드레스코드가 '포멀한 정장'인 날은 턱시도와 이브닝드레스가 필요하다는 글을 봤다. 혹 영화에서 보던 그 기다란 파티 드레스? 진짜 그걸 입는단 말인가? 한복을 준비해 입기도 한다는데, 우리 옷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정작 한 두 번 밖에 입지 않을 옷을 무겁게 싸들고 가야하나 고민이 컸다. 하지만 승선일 저녁, 메인 홀에 나서는 순간... 턱시도에 나비넥타이를 맨 그와 드레스를 입은 그녀들이 그렇게 멋져보일수 없었다.   

드레스 코드에 맞는 복장을 갖추는 건 '예의'다. 이브닝드레스가 과하다고 생각되면 내가 가진 옷 중 가장 예쁜 정장을 한 벌 준비하자. 물론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참고로 선내 드레스 코드는 정장 외에도 비즈니스 캐주얼, 동양풍 캐주얼, 70년대 복고풍, 카우보이, 5~60년대 로큰롤 등으로 파티의 컨셉에 따라 다양하니 여유가 된다면 이에 맞춘 소품 한두 개쯤 준비하는 센스도 발휘해보자.


 3.   참여하는 만큼 주는 '대박 선물'!


매일 저녁 객실로 배달되는 선상 신문(Cruise Compass)을 참고해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선상 이벤트를 체크하자. 매일 아침 휘트니스 센터에서는 '초콜릿 복근 만들기' 클래스가, 앵커스 어웨이 라운지에서는 볼륨댄스, 라인댄스 클래스가, 수영장에서는 수구 대회, 또 다른 장소에서는 골프 토너먼트, 빙고 게임, 상식 겨루기 게임 등이 열린다. 대부분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게임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벤트에는 선물이 따르니 꼭 참여해 보시길~. (참고: 선상 프로그램)
 
그린데이네 가족은 아이와 함께 참여한 '알파벳 찾기' 게임에서 문어 목걸이와 대왕 문어 인형을 선물로 받았다. 저녁에 열린 로큰롤 파티에서는 아리따운 한국 처자(고요샘님의 따님~!)가 깜짝 이벤트로 열린 훌라후프 돌리기 경연대회에서 1등을 거머쥐어 예쁜 셔츠와 와인을 받았고, 대극장 마술쇼에 참여한 승객 몇 명은 샴페인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 노는 만큼 남는다. 적극 참여하자!


 4.   면세점은 이틀째가 가장 싸다.

한중일 크루즈 레전드호는 모항이 부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에서 타고 내리는 승객이 대부분 (한:중:기타 = 1400: 260: 20 명)인지라 중국 텐진을 출발점으로 보는 것이 맞다. 때문에 텐진 기항일을 출발일로 계산하면 우리가 타는 날은 8일 여행 일정 중 6번째 날이 된다. 따라서 선장이 참석하는 승선 파티는 다음 텐진 기항일(3일 차) 이후인 4일 차에 하게 되며, 그에 앞서 2일 차엔 하선 파티부터 경험하게 된다. 안타까운 점이 좀 있지만 나름의 장점도 있다. 바로 선내 면세점 반값 세일을 먼저 경험할 수 있다는 것~! 중국 관광객들이 텐진에서 하선하기 하루 전날,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승선 이틀째 되는 날이 바로 그날이다. 면세품 대부분이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니 평소 눈여겨 봐뒀던 상품이 있다면 승선 이틀째 꼭 구매하자.   


 5.   해상에서 한국 요금으로 전화하는 법.

출항 5일째, 후쿠오카로 향하는 크루즈에서 KT망을 이용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실제 크루즈 탑승자에겐 이번 팁이 제일 유용할 것 같다. 크루즈에 승선 후 두 번정도 한국 근해를 거쳐 가게 된다. 부산 출발일인 첫날은 출항해 남해 연안을 모두 지나는 자정 무렵까지 한국 통신사가 잡힌다. 출발해서 자정까지는 로밍 없이 자유롭게 휴대전화나 3G망을 이용한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것! 덕분에 페이스북으로 실시간 여행 중계가 가능했단. 비행기를 이용한 항공여행에서는 상상도 못할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 기회는 천진 기항 후 다시 한국 남해를 지나 후쿠오카로 향하는 때이다. 여행 4일차에는 가끔 휴대폰을 확인하며  한국 영해에 들어왔는지 확인해보자. 이때쯤 지인들에게 안부전화를 돌리는 것도 좋겠다.       


 6. 
  천진에서는 여권 사본을 꼭 준비하자.

천진 출입국에는 여권 사본이 필요하다. 출국시 여권을 출입국 데스크에 맡기고, 사본에 도장을 찍어 나가는 시스템이라 그렇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여권 사본을 2부 준비하자. (혹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당황하진 마시길. 부산 영도 국제 크루즈 터미널에서 출국 심사시 로열캐리비안 크루즈 직원들이 알아서 확인하고, 직접 복사본을 챙겨주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중국과는 다르게 직접 여권을 소지해야 한다. 일본내 첫 번째 기항지인 후쿠오카 하선시에는 입국심사, 마지막 기항지인 가고시마에서 출국 심사를 하니 출입국시엔 꼭 여권을 소지하시길. 참고로 후쿠오카 여행을 마치고 승선시, 뱃부 승/ 하선시, 가고시마 하선 시에는 국내 여행을 하듯 심사 데스크를 거칠 필요 없이 홀가분하게 내리고 타도된다. 


 7.   배에서 내릴 때는 부지런해지자.

한중일 크루즈 레전드 호에는 무려 1,600명 이상의 승객이 타고 있다. 이들 모두가 기항지 여행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기항지, 기항 국가에 미칠 어마어마한 경제적 가치~ 대충 계산해 봐도 2억 원이 넘는다. 만 하루도 안 되는 시간에 소비하는 비용치고는 참 대단하다. 하지만 일단 이 많은 사람이 배에서 내려야 가능한 일. 중요한 건 대체 난 언제 내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1600여 명의 승객이 부지런히 출입국 수속을 하고 내리는 데는 평균 1시간~ 1시간 반의 시간이 걸린다. 감이 오는가? 무조건 앞줄에 서야 한다. 일찍 채비하고, 부지런히 나서자. 한나절 정도의 기항지에서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면 첫 단추가 중요하다.


 8.   독서와 조깅도 즐겨보자.


여행 중인데 웬 도서관? 배에서 웬 조깅? 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로얄캐리비안 크루즈 레전드 호에서는 해상 일정을 활용해 도서관에도 가보고 조깅도 즐기는 여유를 누려보자. 도서관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한국어 베스트셀러 도서들이 즐비하다. 내가 기억하는 것만 해도 1Q84, 아웃라이어, 파라다이스, 마법천자문 등 이름만 봐도 알만한 재미난 책들이 많았다. 조깅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 하면, 자칫 운동 부족으로 루즈해질 수 있는 몸과 마음을 다잡고, 일출이나 일몰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해지는 바다를 달리는 내 모습... 상상만 해도 아름답지 않은가? 


 9.   멀미약도 챙기자.

아무리 초대형 크루즈라도 배는 배다. 진동이 없다고는 하지만 입/출항시 속도를 줄이면 객실까지 미세한 진동이 전달되기도 하고, 이번 여행처럼 태풍이라도 스쳐가면 요람을 흔드는 정도의 울렁임이 있다. 평소 배멀미가 심한 분이라면, 어린이와 노약자라면 붙이는 멀미약 하나쯤은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너무 걱정은 마시길. 6개월 차 임산부인 그린데이도 멀미약 없이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으니~ (단, 태풍소식이 있을 경우 항로가 변경되어 기항지에 들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10.   남는건 사람과 추억, 친구를 많이 사귀자.


마지막 팁은 역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일주일이 넘는 시간동안 크루즈에서는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객실 하우스키퍼, 식당 웨이터, 웨이트리스,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하거나 입출입을 담당하는 선원들, 그리고 함께 탑승한 사람들... 오픈 마인드로 그들과의 만남을 즐기시길. 한 두 번 마주치다 보면 익숙해지고, 매일매일 보다보면 정이 들더란. 여행에서 얻은 가장 값진 선물은 추억이다. 좋은 사람들과의 멋진 추억을 만드는 건 각자의 몫이라는 것 잊지 마시고~ 크루즈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 모두 Bon Voyage~!!!  


* 하나투어 '겟 어바웃'과 '로얄캐리비안 크루즈'사의 협찬으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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