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레이버데이 세일, '지름신'을 만나다

오랜만에 미국출장을 다녀온 남편. 13시간을 내리 날아와 피곤할법도 한데 집에 들어서자마자 의기양양 선물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이와 나. 남편이 미국에 있을때 이미 페이스타임으로 구입한 물건들을 구경시켜줬던터라 기대 만빵이다. 박스를 뜯자 먼저 우르르 쏟아져나온 것은 회사 동료로부터 부탁받은 물건들...; 화장품이며 각종 비타민들을 꺼내니 드디어 아이의 가을옷과 내 맥북에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푸짐한 남편의 출장선물 

지난 9월 5일은 미국의 노동절이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5월 1일을 노동절(메이데이)로 하고 있지만 유독 미국과 캐나다는 9월 첫번재 월요일을 레이버 데이(노동절)라 하여 연휴로 기념한다. 원래 노동절의 유래는 알려진바와 같이 미국이다. 자본가에 의해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익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1886년 노동 총연맹을 결성해 5월 1일 하루 8시간 노동을 걸고 총파업에 돌입했던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요즘 미국에서는 레이버데이의 의미가 변질된지 오래다. 여름휴가의 막바지,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기 전에 갖는 연휴쯤으로 생각한달까. 이때를 기점으로 상점들은 막바지 여름 세일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학생들은 새로운 학년을 준비하며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깜찍한 토들러용 GAP 선글라스. $14.95 $3.99

레이버데이 세일은 보통 연휴를 낀 주말에 시작된다. 올해는 9월 5일(월)이 레이버데이였으니 9월 2일(금)에서 5일(월)까지가 세일 기간이었다. 미국 직구를 몇번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세일기간에 맞춰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하면 웬만한 한국의 시장물건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마침 미국 출장을 간다는 남편. 때를 놓칠세라 필요한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고 미국내 배송을 신청했다. 
 

어디에나 어울릴것 같은 흰색 가디건 $24.94 $22.00 

내가 직구로 구입하는 물건 대부분은 아이 옷이다. 아이 옷은 사이즈만 제대로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적고, 디자인이 적당히 귀엽고 유치하지 않아서 좋다.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한국에서 사려면 몇배의 값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사면 평소에도 정가에서 2~30%는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레이버데이 세일같은 특정 기간에는 무려 4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실내복 각각 $14.94 $11.00

아이 옷중에서도 특히 많이 구입하는 품목은 실내복.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는 가을, 겨울시즌에 원내에서 활동하기 좋은 얇은 실내복만 입히는데, 이때 내복스럽지 않은 실내복이 필요하다. 두 벌을 사면 각각 만원 남짓한 가격에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는 실내복을 구입할 수 있으니 정말 좋다.      

후드티 $19.94 $18.00

후드티는 얇은 면, 두꺼운 플리스 가릴것 없이 종류별로 있으면 편하게 입힐 수 있어 좋다.   

레깅스 각각 $8.94 $7.00

역시 어디에나 코디가 가능한 귀여운 땡땡이 무늬 레깅스, 맘같아선 종류별로 담고 싶었지만 예산때문에 애써 두개를 골랐다.

긴팔 그래픽 티셔츠 $9.94 $8.50, $5.00

막 입기 좋은 티셔츠도 두 장.

 

부츠켓 데님 $16.94 $12.00

청바지도 하나. 37개월 진아는 모두 4T를 주문했는데, 옷을 받고보니 대부분 좀 큰 편이다. 같은 브랜드라도 종류별로 사이즈가 다르니 앞으로 구매할땐 참고해야겠단. 

사실... GAP에서 지른 물건들 말고도 몇군데 다른 곳에서 출산용품이며 추석 선물 등을 더 주문했는데, 배송기간이 생각보다 오래걸려 결국 남편은 내가 주문한 양의 절반 정도만 들고왔다. 다음 출장은 내년에나 가게 된다니 어쩔...ㅠㅠ

애니웨이 여기까기 본 진아의 가을 옷은 배송비까지 합해 약 $100정도 들었다. 사진캡션으로 달아놓은 금액에서 조금 더 할인받았다.

마지막으로... 지름신의 하일라이트, 출시 한달 된 뉴 맥북에어. 11인치와 13인치 사이에서 무척 고민하다가 결국 13인치 풀옵션으로 질렀다. 남편왈 얼마 남지 않은 내 생일 선물이라는데, 명품백보다 간지나는 저 날렵한 옆선에 진정 반해버리고 말았다. 고마워요~!

사실 남편이 미국에 있을때부터 홍대 앞 프리스비를 참새방앗간처럼 들락거리며 써보고 들어보고 사진찍고 했지만, 실제 내것으로 만나니 감흥이 다르다. 애플은 할인을 잘 하지 않지만 레이버데이 세일기간이라 $1,600 정도에 샀다. 자세한 리뷰는 차차...   

음... 이런 글도 베스트가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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