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우수블로거 선물, 그리고 새로운 시작

습관이란 참 무섭다.

바쁘다는 핑계로 하루, 이틀 포스팅을 미루기 시작하니 어느새 하루에 한 번도 블로그에 들어와보지 않는 날도 있었다. 


상상할 수 없던 일.

전에도 매일 포스팅을 하지는 않았고, 슬럼프가 찾아오면 며칠씩 포스팅을 쉬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주소창에 내 블로그 URL을 쳐 넣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블로그를 멀리 했던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주인 없는 블로그에 꾸준히 방문자가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정말 부끄럽고, 미안한 기분...



그러던 어느날, (요즘은 추워서 잘 들어가지 않는) 여행방 한쪽 구석에 치워뒀던 검은 박스 세 개가 문득 눈에 띄었다.

티스토리에서 우수블로그로 선정된 블로거에게 보내준 선물이었다.


크리스탈 상패, 여권 케이스, 몰스킨 무지노트, 그리고 티스토리 달력.


우수 블로그 수를 200명으로 줄인다더니 선물도 기존에 지급되던 것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았다.

여행을 위한 선물과 그림을 위한 선물이 하나씩. 내 맘을 알기라도 한 걸까?



베스트 블로그 뱃지.

블로그에 완장을 달고, 나 파워 블로그입네~ 행사하는 것은 보기 싫지만, 그래도 이것 때문에 동기부여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크리스탈 패를 본 남편이 '어디 잘 보이는 곳에 전시해 둬야겠어~'라고 농담처럼 말할때는 그냥 넣어두라고 했는데,

다시보니 정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자극이 필요할 때마다 좀 쳐다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선물중 가장 마음에 드는 몰스킨 무지노트. 블로그 주소가 새겨져 더욱 특별하다.



사실 작년 말, 서점 문구코너에서 이 큰 사이즈 몰스킨 무지노트를 점찍어 뒀더랬다.

고흐와 피카소,헤밍웨이 등 유명한 예술가들이 사용했던 몰스킨 무지노트라면

30분 그림도 더욱 열심히 그리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핸드백에 쏙 들어가 휴대하며 스케치하기에 딱 알맞은 사이즈.

뭔가 진중함이 느껴지는 검정 커버도 예쁘다.


첫장은 간단하게 크리스탈 패를 스케치 한 후 신년 계획들을 적어봤다.

자아실현, 가족, 건강, 행복 등 카테고리를 나눠서 크고작은 계획들을 써 내려갔다.



그리고, 다음장부터는 다시 주변의 것들을 30분에 담아보는 30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늘 보이는 곳에 몰스킨 노트를 두고, 틈 나는 대로 그려보고 있다. 

조만간 다시 30분 그림을 블로그에도 포스팅할 예정이다.



그리고, 탁상달력 사진 공모전에 함께 참여한 블로거들의 사진과 TISTORY 감성으로 만들었다는 2013년 탁상 달력.



깔끔한 디자인이 예뻐 몇년째 티스토리 탁상 달력만을 사용해오고 있는데, 올해는 디자인이 좀 바뀌었다.

철재 스프링 없이 낱장으로 된 달력을 끼워 사용하는 방식으로 '휴가중', '외출중' 같은 안내도 표시할 수 있는데,

회사원들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뒷면에는 티스토리의 아이덴터티를 살린 깔끔한 포스트잇도 있다.

한가지 문제라면 달력이 자립이 잘 안된다는 것? 잘 서있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손도 덜 간다.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 흔적이 보이나 개인적으론 옛날 달력이 더 튼튼하고 쓸모있었다. :)


작년(2012년) 티스토리 달력



내가 '그린데이'라는 닉네임을 처음 사용했던 하이텔이 작년 여름, 파란과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내 첫 블로그가 있던 야후 코리아는 연말에 국내 사업을 완전히 철수 했다.

동경하던 유명 블로거들이 모여있던 국내 최초의 전문 블로그 서비스 이글루스는 이달 말, SK네트웍스에게로부터 재매각된다.


요즘... 이글루스와 비슷한 처지의 티스토리도 불안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경쟁관계라기엔 너무나 커져버린 네이버 블로그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티스토리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포털에 종속되어 있지만, 독립블로그 형태를 하고 있어 개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블로그를 디자인,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아마 나를 비롯한 많은 블로거들이 처음 티스토리를 선택했고, 오랫동안 머무르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후 발전 속도가 많이 더딘것 같아 불만이지만... ㅠㅠ)


나와 내가족의 여행 역사를 담고 있는 곳.

내가 오랜시간 정을 붙여 나의 또다른 이름이 되어버린 곳,

기쁘거나 자랑하고 싶을때, 지칠때, 삶이 힘들때, 언제고 찾아와 이야기할 수 있는 곳.


다시금 블로그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선물들에 감사하며....

2013년의 게으른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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