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세계요리] 초간단 스페인 여름 음료, 샹그리아

사건의 발단은 하몽이었다. 

하몽의 맛을 그리워하는 스티브의 지인이 있어 스페인 여행 마지막 날 전문점에 들른 김에 조큼 포장해 온 것이 시작이었다. 


하몽은 스페인 전통 음식으로 돼지의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해 만든 생햄이다. 통 다리는 저장식품이라 실온에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지만, 일단 한번 잘라내면 속살은 냉장을 해야 한다. 사실 냉장하지 않고, 잘라온 그 날 먹는 것이 가장 부드럽고 맛있다. 얇게 저민 하몽은 공기에 닿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히 마르기 때문. 진공포장을 해오긴 했지만, 걱정이 됐다.


그래서 그 지인을 초대했다. 최대한 빨리. 귀국 3일 만에ㅎㅎ


▲ 스페인 여행에서 사랑에 빠지게 된 하몽. 메론과 먹어도, 바게트에 척척 걸쳐 먹어도 맛나다. 육류 반입은 안되지만... 그래서 조큼만 ==;;



하몽이 있는데, 술이 빠질 수 있나. 한 여름, 낮술이면 당연히 시원한 카바나 샹그리아가 어울린다. 

스페인산 카바를 사러 마트에 갔다가 이제는 수입이 안된다고 해서 상의 끝에 직접 샹그리아를 만들기로 결정. 

마침 계절과일이 풍부한 요즘이니 과일향 풍부한 샹그리아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시원~한 스페인 여름 음료, 샹그리아

* 준비물: 와인 1병(750cc), 탄산수 또는 사이다(750cc), 과일(사과, 오렌지, 레몬 등), 시나몬 스틱(또는 계피가루, 없으면 안 넣어도 됨), 설탕(사이다를 준비할 경우 2 스푼, 탄산수를 준비할 경우 7스푼), 샹그리아를 담을 유리 병



1) 각종 과일은 껍찔 째 넣을 예정이니 깨끗하게 씻는다.

레몬이나 오렌지는 수입과일이라 보존제 등을 제거하기 위해 소금, 베이킹 파우더 등으로 여러 번 씻는 것이 좋다.



2) 레몬은 쓴 맛이 나는 꼭지를 잘라내고 얇게 썰어 다시 한 입 크기로 잘라 넣는다. (잔에 담을 수 있을 정도) 이때 씨를 모두 제거해 준다. 



3) 오렌지도 한 입 크기로 썰어 넣는다.



4) 사과도 한 입 크기로 썬다. 무르지 않은 과일이면 어떤 것을 넣어도 좋지만, 경험상 스페인에서 마신 샹그리아에는 대부분 오렌지와 사과가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수박도 깍뚝 썰어 넣었다. 


5) 설탕과 시나몬 스틱을 넣는다. 시나몬 스틱이 없을 경우 계피가루를 1작은 스푼 정도 넣어주면 된다.



6) 와인은 살짝 단 맛이 나는 저렴한 것으로 준비하면 된다. 어차피 과일을 많이 넣고, 탄산도 넣어 맛이 달라질 테니.
    와인까지 넣고 휘휘 저어 뚜껑을 꼭 닫은 후, 냉장고에서 하룻 밤 재워 과일 향이 우러나도록 한다.
    (적당한 병이 없어 꽃병과 파스타 보관병을 활용, 그래도 부족해 급하게 다이소 유리 물병을 하나 마련했다. ㅎㅎㅎ)


7) 상에 낼 때 와인과 탄산수의 비율은 1:1 정도로, 알콜이 걱정된다면 탄산수의 비율을 높여 섞는다. 얼음도 함께 넣어 서빙한다. 

    (나는 6번 과정까지 해놓고 다른 음식 준비를... 요즘 시차 적응이 안돼서 매일 새벽에 이 난리다...; )



뭔가 타파 메뉴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서 감자 계란 샐러드에 올리브 모자를 씌워 핀초로.

그린 올리브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스페인에서 맛있는 올리브를 큰 병으로 하나 사오려고 했는데, 못내 아쉽다. 

이밖에 새우, 오징어 등 다양하고 소소한 스페인식 요리를 조큼 더 준비했다. 즐거운 점심식사가 되어야 할텐데~ ^^

가장 중요한 건 제 시간에 일어나는 것. 낮에 졸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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