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앤아웃(IN-N-OUT), 미국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의 비밀

이탈리아는 피자, 프랑스는 바게트, 태국은 똠양꿍, 일본은 초밥... 각 나라마다 그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식이 있다.

그렇다면 미국은? 오래 생각할 것 없이 '햄버거'라는 대답이 튀어나온다.

 

패스트 푸드와 햄버거의 나라 미국, 하지만 햄버거는 '정크푸드(junk food)'로 불리며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인스턴트 식품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불에 살짝 구운 빵, 잘 구워진 고기패티, 양상추와 다진 양파 그리고 약간의 소스...
겉보기에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이는데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답은 바로 '재료'에 있다.
어떤 소의 어느 부위를 갈아 얼마나 보관했는지 모르는 냉동 고기패티, 감자를 으깨어 성형해 만든 냉동 프렌치프라이, 그리고 신선도를 알 수 없는 다진 양파.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기에는 햄버거의 인식이 너무 부정적이다.

 

과연 햄버거의 나라 미국에 '제대로 만든 신선한 버거'는 없는 걸까? 


 

인앤아웃(IN-N-OUT), 미국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의 비밀

 

▲ 인앤아웃의 더블더블 버거, 냉장 고기 패티 두 장과 치즈, 신선한 채소가 들어있는 대표메뉴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 부동의 세계 1위는 맥도널드이지만 이곳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인앤아웃(IN-N-OUT)'이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등 미 서부권에서는 맥도널드보다 자주 인앤아웃을 만날 수 있다.

 

 

메뉴판에는 오로지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그리고 음료뿐으로 단출하다. 하지만 식사시간이 되면 인앤아웃은 언제나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인기의 비결은 바로 신선함~!
출처가 불분명한 냉동 패티가 아닌 신선한 냉장 패티를 사용하며, 주문 즉시 생감자를 썰어 프렌치프라이를 튀겨낸다.
신선한 채소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 신선한 재료의 유통을 위해 인앤아웃의 해외 매장은 한 군데도 없으며, 주로 미서부 고속도로 인근에 점포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인앤아웃에서 파는 버거는 총 세 종류로 햄버거, 치즈버거, 그리고 더블더블이 있다.
가장 비싼 더블더블 버거 세트는 $6.40.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여행 중에 부담 없이 한 끼를 해결하기에 좋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인앤아웃을 제대로 아는 단골들만이 따로 주문할 수 있는 '시크릿 메뉴'도 있다. 
프로틴 스타일(Protein Style)을 주문하면 빵 대신 양상추를 위아래로 얹어 준다. 고기와 채소, 소스는 똑같이 들어가는데 빵만 없는 스타일.
애니멀 스타일(Animal Style)은 말 그대로 동물이 먹는 음식처럼 이것저것 잘게 잘라 섞어주는 스타일이다.
프렌치프라이 위에 볶은 양파와 치즈를 올려주는 애니멀 스타일 프렌치프라이는 직접 먹어보니 꽤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밖에 손님과 점원과의 코드만 맞으면 '양파를 구워서 넣어주는 '그릴드 어니언(Grilled Onion) 버거', '패티 없이 채소만 들어있는 버거' 등 즉석에서 재밌는 메뉴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는 버거와 프렌치프라이 외에 쉐이크 3종류를 모두 섞어주는 나폴리언 쉐이크(Neapolitan Shake)라는 시크릿 메뉴도 있다고.
 

 

주방은 개방형 키친으로 내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가 어떻게 만들어져 나오는지 그 과정을 낱낱이 볼 수 있다.
생감자를 기계에 통째로 넣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쓱싹 썰려 나와 그대로 기름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재밌다.
이제껏 내가 먹어왔던 프렌치 프라이가 다 가짜였다니. 감자를 으깨어 다시 감자튀김 모양으로 성형한 감자를 통감자인 줄 알고 먹었던 지난 세월에
갑자기 배신감이 밀려왔다. 어쩐지 생감자 치고는 길이가 너무 길고 일정하다 했다.

 


밀려있는 계산 줄 만큼이나 오랫동안 기다려 받은 '더블더블 버거 세트~!' 

더블더블 버거가 가장 맛있고, 이곳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이라기에 평소 햄버거를 즐기지 않는 나도 패티가 무려 두 장이나 들어간 더블더블 버거를 주문해봤다.

 

  

인앤아웃에서는 꼭 이 걸쭉한 밀크쉐이크를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함께 도전했다. 

직접 먹어보니 사실 별로 추천하고 싶픈 조합은 아니다. 100%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진한 밀크쉐이크는 꽤 고소하고 적당히 달달해 맛있었지만, 고기와 치즈가 듬뿍 들어간 더블더블 버거의 헤비한 맛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여기에 감자튀김까지 더해 '느끼함에 사무쳤던 한 끼'였다고나 할까? 메뉴판에 있는 대로 칼로리를 계산해보니 버거(670Kcal)+프렌치프라이(395Kcal)+밀크쉐이크(590Kcal)로 한끼 식사가 1,600Kcal에 달한다. 성인 여자의 하루 권장 열량에 육박하는 수준~! OTL 

 

 

하지만 아무리 칼로리가 신경 쓰여도 그 명성에 걸맞은 맛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생고기의 질감과 육즙이 그대로 느껴지는 갓 구운 패티, 그리고 신선한 채소들의 조합.
아일랜드 소스와 쫀득하게 녹아 흐르는 치즈 한 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감자튀김은 좀 짧긴 하지만 정직한 생감자라니 왠지 더 파근파근한 맛이 나는 것 같다.  

 

햄버거가 조금 느끼하다 싶을 때면 코끝이 찡하도록 매운 칠리페퍼를 곁들여 보는 것도 괜찮다.

 

 

미국 서부에서는 이미 '맥도날드'와 '버거킹'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 강자들을 제친 인앤아웃.
알고 보니 인앤아웃 버거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햄버거 중 하나이자 가장 맛있고 신선한 햄버거라고 한다. 
이렇게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합리적인 가격의 햄버거 가게가 한국에 있다면 나도 기꺼이 가족과 함께 햄버거 외식을 나설 텐데.
그들의 폐쇄적인 체인점 운영 방식이 얄미우면서도 한편 신선한 재료의 유통을 위해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미서부 캠핑여행, 요세미티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가던 중 만난 인앤아웃의 짧고 신선했던 추억.

한국에 돌아와서도 계속 먹어보지 못한 인앤아웃의 '시크릿 메뉴'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니 이곳에서는 햄버거 뿐 아니라 새로움과 재미를 파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난 스토리텔링이 숨어있는 '미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햄버거'.  이것이 바로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의 자격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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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지원: 하나투어 웹진 겟어바웃

* 관련상품: 미서부 캠핑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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